[사람과 보안] 일론 머스크가 보안회사 CEO였다면? | 2025.04.03 |
머스크는 우주개발 통해 상상력과 역발상으로 돈을 번 혁신가 차세대 보안 핵심은 단순한 ‘호신술’ 아닌 복원력과 자율성 머스크 “보안은 사고(事故)가 아니라 사고(思考)”라며 직원 닦달할지도 요즘 지구상에서 가장 핫한 인물을 꼽는다면 바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일 것이다. 머스크는 테슬라, 스페이스X, 스타링크, 뉴럴링크, xAI 홀딩스 등 다수의 기업을 보유, 운영하면서 2020년대 들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인 반열(작년 말 재산 4860억달러(712조원))에 등극했고 이제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까지 맡고 있다. ![]() [이미지=gettyimagesbank] 머스크는 정치적 편향성과 충동적이고 권위적인 행동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계에서는 가히 불세출의 영웅으로 불릴 만하다. 그런 머스크가 결정적으로 ‘도약’하게 된 배경은 바로 우주개발사업이었다. 머스크는 종래의 우주개발 개념을 나사(NASA)라는 돈 먹는 하마에서 돈 만드는 비즈니스 하마로 만든 주인공이다. 우주개발은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정부 주도 사업이었지만 머스크는 그것을 민간의 비즈니스 모델로 바꾼 최초의 역발상 혁신가로 불릴 만하다. 하지만 그가 우주개발을 돈 버는 사업으로 바꾸기까지 엄청난 우여곡절이 있었다. 상상력만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발하고 엉뚱한 착상을 실제로 실천하기까지 그는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을 꾸역꾸역 뚫고 나갔다. 머스크는 상상력을 ‘돈’으로 만들기 위해 스페이스X 자본금 1억 달러를 자신이 직접 투자하며 우주개발 ‘올인’에 나섰다. 하지만 ‘Falcon 1 로켓’ 발사가 3연속 발사에 실패하면서 거의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 그 후 기적이 일어났다. 2008년에 4번째 발사를 성공시키면서 NASA로부터 16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수주했다. 머스크가 버텨서 이뤄낸 쾌거였고 그 본질에는 ‘상상력도 돈이 될 수 있다’는 혁신 성공 사례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사실 머스크의 극단적이고 권위적인 정치 행태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만 이렇게 장황하게 머스크를 ‘찬양’한 것은 그가 우주개발 도전을 위해 캐낸 마법의 한 수가 바로 상상력이라는 점이다. “우주사업을 왜 적자만 나는, 국가가 밑빠진 독 물붓기 예산을 투입하는 정부 주도 사업으로만 생각하는 것일까”라는 단순한 편견을 타파하려 했던 머스크의 상상력과 역발상을 보안업계 사람들도 한번 새겨들으면 어떨까. 머스크는 우주로 향하는 로켓을 개발하면서 그것을 단순히 사람과 물건을 실어 나르는 운송수단으로만 생각하지 않았다. 우주에 인류의 미래가 있다고 보고 고정관념에 역발상 추진체를 달았던 것이다. 머스크는 우주개발이 기존의 ‘거기까지 가는 것’이라는 ‘협궤’에서 벗어나 ‘거기서 살아야 하는 것’이라는 ‘광궤’의 상상력을 만들어냈다. ![]() [이미지=gettyimagesbank] 이런 발상의 전환과 상상력을 논하기에 현재의 보안산업은 너무도 경직돼 있는 것 같다. 현재의 보안 개념은 ‘국가 중심’ ‘중앙 통제’ ‘규제 기반’ ‘사후 대응’이라는 낡은 패러다임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는 도둑을 지키기 위해 24시간 눈을 부릅 뜨고 노심초사 감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인류사에서 보안은 ‘두려움’에서 시작됐다. 보안은 도둑, 적군, 나쁜 정보, 해킹에 이르기까지 외부의 일방적 ‘침입’과 도난을 막고 차단하기 위한 방어의 기술로 시작됐다. ‘공격’이 있어야 작동하는 게 ‘보안’이었던 것이다. 초기의 보안 개념은 철저히 ‘밖에서 오는 위협을 막는 것’에만 집중돼 있었다. 그리고 인류의 그 보안에 대한 ‘잔상’은 지금도 보안업계 관계자들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다. 여전히 보안은 ‘침입을 막는 울타리’에 머물러 있고 사고 이후의 대응에 몰두하는 ‘과거형 기술’에 갇혀 있다. 왠지 기업의 보안 관계자들이라고 하면 엄격하고 절제 있고 규율을 중요하게 여기는 ‘왕실 근위대’같은 이미지가 느껴진다. 실수라도 하면 큰일날 것처럼 경직돼 있고 또 실수를 두려워하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차세대 보안은 단순히 침입과 공격을 막아내는 ‘호신술’에서 벗어나 스스로 ‘살아남는 법’을 깨쳐야 하는 데 방점이 찍힌다. 공격을 ‘못 하게’ 막기만 할 것이 아니라 공격이 와도 버틸 수 있는 복원력(resilience)과 자율성(autonomy)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혹자는 보안은 단순히 막는 기술이 아니라 뚫을 가능성을 상상하는 해커의 마인드가 되어 사고하고 행동하는 역발상과 상상력이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머스크가 우주개발의 주체를 ‘정부’에서 ‘민간’으로 다양화했듯이 보안도 이제는 두터운 갑옷을 벗고 산뜻한 일상복을 걸쳐야 한다. 특히 기존 보안은 침입을 막고, 위협을 차단하며, 사고를 예방하는 ‘수동적 기술’에 머물렀다. 문제는 이런 방어적 접근이 기껏해야 과거의 공격 패턴에 기반한 예측과 대응일 뿐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위협에는 속수무책이라는 점이다. 또한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보안에 대한 개념도 ‘통제’에서 ‘자율’로 그 프레임이 옮아가고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 보안 시스템은 고정된 룰, 폐쇄된 네트워크, 중앙집중적 통제를 기반으로 했다. 그러나 현실은 끊임없이 유동적이고 적응적인 위협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특히 AI, 자율 시스템, 디지털 트윈 등의 등장은 이제 보안도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유연하고 창의적이어야 함을 의미한다. 보안 사고의 80% 이상은 기술보다 인간의 실수, 피로, 무지, 혹은 악의적 범죄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하지만 기존 보안은 사람을 취약점으로만 간주했을 뿐 창의적 방어 주체로 ‘상상’하지 않았다. 기존 보안은 ‘위협 목록’을 정해놓고 거기에 해당하지 않으면 대응 대상이 아니라고 여긴 것이다. ![]() [이미지=gettyimagesbank] 미래의 보안 위협은 명확한 패턴 없이 AI와 알고리즘에 의해 생성되고 복제되며 심지어 자가 진화도 할 정도다. 이런 비선형적이고 변칙적인 위협에 대응하려면 보안도 상상력 기반의 ‘가정된 현실’(fictional reality)을 실험하고 설계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보안은 더 이상 ‘기술’의 영역이 아니라 상상력과 문화, 사고방식의 영역이 된다. 만약 내가 사이버 공격자라면 어떤 방법으로 시스템을 붕괴시킬까? 바로 이런 질문에서 시작하는 보안은 공학이 아니라 문학적 상상력에 더 가까운 작업인지도 모른다. AI가 창조하는 새로운 위협을 이해하려면 인간도 창조적 방어자가 되어야 한다. 보안이 ‘막는 기술’이 아니라 ‘상상하는 능력’으로 진화해야 하는 이유다. 디스토피아를 예견하고 설계할 수 있는 상상력만이 유일한 보안 기술이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머스크가 로켓을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닌 ‘재사용’ 개념을 도입해 비용 혁신을 이룬 것처럼 보안도 더 이상 폐쇄형 시스템만으로 안 된다. AI 시대로 접어들면서 자율 방어와 협업형 보안 등의 새로운 프레임이 필요할 때다. 또한 머스크는 하늘 위에서 군림하던 우주개발 영역을 땅으로 끌어내려 민간인도 로켓을 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우주개발을 ‘불가침의 성역’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상상과 꿈을 ‘돈’으로 맞바꾼 혁신가다. 아마 머스크가 보안업체 CEO였다면 지금까지의 경직되고 폐쇄적인 밀폐형 ‘방어 기술’을 당장 버리라고 소리칠 것이다. 그러면서 ‘상상 속의 보안’이라는 새로운 혁신 과제를 두려움 없이 풀어낼 것이다. “보안은 사고(事故)의 영역이 아니라 사고(思考)의 영역”이라며 직원들을 닦달할지도 모르겠다. [성기노 기자(kino@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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